저질체력으로 떠나는 전국일주 – 4탄 (6일차)

6일차 건봉사-고성-통일전망대-고성 (2011-09-11)
주행거리 58.6 km
평균시속 16.7 km/h
주행시간

3:29 

주행시간

3:29 

비용
목장갑 300 원
계 : 3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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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전국일주 한번 더 돌고온건 아니고 현세에 찌들어 살다보니 어영부영 시간이 훌쩍 지나 갑니다. ㅠㅠ

서울에서 숨만 쉬고 살아간다는게 자전거 타고 전국일주 하기보다 더 힘든것 같습니다. ㅎㅎ

게으르지 않다는 핑계는 생략하고 축축한 비오는날의 여행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전국일주 출발6일차. 오늘도 어김없이 비가 내린다.

어제 약속때문에 아침 일찍 6시에 영혼은 잠자고 있고 몽유하듯이 육체만 눈뜨고 짐을 꾸역꾸역 싸기 시작한다.

짐을 다싸고 엊저녁 남긴 설겆이도 하고 비오는 아침의 건본사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고 사진기를 들고 건봉사를 둘러본다.

내가 잠 잤던곳은 바로 여기다.

반지의 제왕에서 나오는 프로도의 고향 호빗마을에서 나올 법한 집이다.

저기 스카이라이프만 없었으면 사진이 참 아름다울텐데.. ㅎㅎ

신원역에서 만났던 아저씨가 비석에 좋은 시가 있다고해서 추적추적 비를 맞으며 비석앞에서 시를 읊어본다.

때는 6.25전쟁시절 죽음을 각오하고 전쟁터에 나가는 그때 그심정이 그대로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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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른쪽엔 어제 내가 텐트치려고 했던 불이문(不二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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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봐도 텐트치기 좋은곳이 아닌가? 하지만…

불이문에 대한 소개를 보면 어디서 감히 무식하게 텐트를 친다는 소리가 안나올것이다.

아침에서야 이것을 알게 되니 어제 텐트 치고 자려고 했던 무지한 내가 한심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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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문은 한국전쟁때 유일하게 불타지 않은 건물이란다. 그말인 즉슨 이사찰 빼고 모두 불에 탔다는 말이다. ㅡㅡ;

옆에는 이 사찰을 보호해준 팽이무가 있다. 

그런데 이걸 보다보니 갑자기 숭례문 생각이 난다.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불에 타버린다는건 아무리 복구한다고 한들

내 마음속엔 모두가 재가 되어버렸으니.. 무슨 소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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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꾸리꾸리하고 기분도 꾸리꾸리하다..

불이문으로 조금 올라가면 사찰이 보인다. 어제 저기서 개3마리 한테 쫓기 던 곳이다.

굳이 다시 가보고 싶진 않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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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서 보니 역시 여긴 비오는 날의 풍경이 어울리는 곳이다.

소복히 눈이 쌓여도 이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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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밤 재워준 스님한테 인사드리고 백야형 만나러 내려가려고 하는데

밖에서 나무로 거북이를 갈고 있다. 깍는것도 아니고 사포로 갈아서 만들다니~

그런데 방안에 보여줄것이 있다면서 방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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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것은 나미아미타불이 아닌가~

자네 이걸 갈아서 만든겐가??? ㅎㄷㄷㄷ

나보다 더 훨씬 대단하심다~

근데 3컷이나 사진찍었는데 시선처리가 이게 제일 잘 나온거다.

스님 저 안티 아니에요 ㅠㅠ

이젠 시간이 늦었으니 가려고 하는데 추석이라고 약과를 한봉다리 준다.

아니 이렇게나 많이~ 짐이 될 정도로 많이 줬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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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리 넘는 길을 달려 백야형을 만나 아침밥을 먹었다.

백야형은 막걸리를 좋아한다.

아침부터 막걸리 한잔 기울이며 어제 못다한 얘기를 한다.

여기 음식점에 백야형이 2년전에 낙서한 흔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땐 완주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했단다.

올해 지나면 50넘어 가는 해라서 자신한테 대장정의 완주를 선물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보헤미안적인 삶이 좋다는둥.. 십원짜리 동전에 담긴 인생얘기도 하고.. 이것저것 많은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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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형은 이제 마지막 두번째 날이다.

오늘 진부령 정상에서 다시 여기 고성까지 걷고 내일 고성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가면 2천리 대장정이 끝난다.

나는 이제 시작한지 한주도 안됐으니 갈길이 멀다.

오늘의 일정은 통일전망대 찍고 속초까지 가는 거다.

가기전 영역표시는 해두고 가야지 하면서 벽에다 낙서좀 하고

나는 백야형의 완주를 백야형은 나의 전국일주 완주를 기원하며 서로 악수도 하면서 갈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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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달렸을까.. 바다가 보인다~~….

지긋지긋한 산길을 달리다 바다보니 기분이 나쁘지 않다~

일주중 처음으로 바다를 보는 기념으로 사진 찍으러 등대있는곳으로 갔다.

나의 애마를 세워놓고 셔터를 누르려던 순간 누워계신다 ㅡㅡ;

바람이 장난 아니다.

내 정신도 장난 아니다.

비오는 날 이게 모하는거니..

가는 도중 화진포건너 일반도로에서 빠져나와 국도로 달리는데

그만 방향감을 잃어 다시 뒤로 몇키로나 잘못가다가

표지판 보고서야 잘못 가고 있다는걸 알고 다시 U턴 해서 통일전망대로 향했다.

비오는 날 개고생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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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북으로 달리고 달려 가다가 길옆에 철창이 보인다.

처음 이 풍경이 눈에 들어온순간 가슴이 찟어 지는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얘기한다.

한 민족이 두개나라로 나뉘져 있다는 것이 슬프다고

하지만 어릴적의 나의 생각은 두개 아닌 3개로 나뉘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런 생각 별로 바뀌진 않았지만 

참 슬픈현실이다.

남한하고 북한의 얘기는 항상 민감한 얘기다.

누가 옳고 그르고 떠나서 이런 얘기들은 마음 아픈 일이다.

처음 한국에 와서 가장 많은 질문 받았던게

‘넌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나 한국인이라 생각하나’라는 질문이다.

겉으론 서로 기분상하지 않게 대답을 하지만

맘속으로 이렇다.

‘엄마와 아빠가 이혼해놓고선 넌 아버지 아들이니 어머니 아들이니’ 라는 질문하고 별반 다를게 없다.

다시 말하자면 물어본사람이 밉상이다. 

그래서 대부분 해답은 이렇다 나를 키워준 나의 양아버지 양어머니 아들이라고 말한다.

가슴아픈 얘기는 이젠 그만하고… 나는 지금 통일 전망대로 가는 길이다.

통일 전망대로 들어 갔는데 민통선 지역에선 자전거 출입이 금지된다.

자전거를 못타고 들어가니 카펠해서 들어가든지 택시타고 들어가야 되는데 

택시타려고 물어보니 4만원이란다. 

4만원. 죽을4자니까 택시는 타지말아야지…

카펠하려고 나서본다.

추석 전날이고 대부분 가족 단위로 오다 보니까 카펠하기 여간 쉽지 않다.

 가족끼리 다니는걸 보다보면 또 우울해진다. ㅠㅠ

오늘은 왜 일케 우울하노

아침부터 ㅡㅡ;

비도 오고 들어가봤자 볼것도 없을테고 그냥 돌아 가려고 하는순간

뻐스 한대가 들어 온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단체로 관광버스타고 들어 온것이다.

버스니까 내가 한사람 탈자리는 있겠지하고 물어봤는데 고맙게도 태워 주신다.

2시간동안이나 헤매다가 드디어 통일전망대로 들어간다.

어떻게 돼서 단체로 오게됐는가고 물어보니 서로 다 친구라고 한다.

서로 모두 친구라고 하기엔 왠지.. 그냥 한동네에서 같이 살며 알던 사이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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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친구들은 한국어 조금씩 할줄 알고

그중 한명이 한국에서 생활한지 21년이나 됐다고 한다.

그래서 이것저것 그동안 짧았던 강원도 여행기 이야기도 해주고

또 친근하게 잘 델구 다녀서 고마웠다.

바로 이친구다 이름은 ‘알름’ 나이는 서른 중반대이고 아직 여친이 없단다.

근데 사진보니 나도 왠지 말레이시아 사람 같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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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본 통일 전망대 풍경은 이렇다.

아…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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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부처님도 있고 성모마리아도 있고 뭔가 짬뽕이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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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어쨋든 그래도 통일전망에 왔으니

기념사진은 남겨야지.

언제 다시 올지 모르자나.

단체로 관광와서 그런지 들어왔다 나가는 시간도 늦다.

5시 다돼서 통일전망대에 나와 출입신고하는 곳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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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시같았으면 길이라도 물어볼까봐 겁이났던 외국인.

가만히 생각해보면 외국인이 외계인이야? 왜 무서워하지? ㅎㅎ

암튼 평시엔 무서워하던 외국일지라도 고독하게 혼자 여행하다보면

말이 안통해도 말을 걸어본다.

‘핼로우~ 나이스투밋츄~’

여기까진 영어로…

다음은 바디랭귀지로 통한다.

이사람은 이름은 못물어 봤어요..

샌프란시스코에서 왔고, 지금 강남에서 살고 한국 온지 한달정도 되고 혼자 한국투어를 하고 있단다.

근데 이놈 왠지 편하게 여행하네 ㅡㅡ;

하긴 강남동네 사니까 그쪽세상은 내세상이 아니야 라며 부러움 외면한다..

이친구는 속초가는 버스기다리고 있었다.

‘어, 미투~ 속초. 아이 고~ 바이 바이크~ ‘ ..했는데

시간이 5시 반넘었다.

비오는 날 지금 속초 가기엔 무리이다.

6시반 넘으면 캄캄해지는데 비가 와서 어디 텐트치기도 뭐하다.

맞다. 백야형 오늘도 고성에 있지. 백야형한테 전화해본다.

형이 배고프다며 빨리오라고 한다.

‘오~ 쏘리. 투 레이트 아이 고~ 고성.. 빠이빠이~’ 

그러보 보니 오늘 참 외국인들 많이 만났다 ㅎㅎ

빗길을 시속 평균20키로 밟으며 무한 질주를 해서 모텔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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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풀고 샤워하고 짐푸는순간..

헐;;  방수천에 물이 고여 노트북이며 외장하드며 책이며 옷 죄다 젖었다.

며칠동안 비맞으며 올땐 젖은것 없으니까 빗물 신경안쓰고 질주를 했는데 방수천 안으로 물이 쌓인것이다.

극 일부 비닐로 싸논것만 젖지 않았다.

일단 안젖은 옷갈아 입고 젖은것들은 말리려고 널어놓고

백야형이랑 족발 먹으러 갔다. 

수다를 떨다가 얘기가 흘러흘러 내일 형 마지막 날이니까

‘내 하루를 할애하여 기꺼이 형을 위해서 하루를 포기하겠습니다.’ 라며..

마지막 피날레를 같이 장식해 주기로 한다.

오늘 갔던 통일 전망대를 또 다시 가는거다..

그대의 기쁨은 나의 기쁨이오 라면서 막걸리와 함께 비오는 밤을 보냈다.

형은 도보로 나는 자전거로 왠지 멋있지 않은가?

하루 일정이 늦어진다고 크게 나빠질건 없잖아.

내일은 또 추석이고 형한테는 뜻깊은 날이고

나에게도 아마 잊지 못할 추억이 될것 같아 오늘 밤은 설레이기만 한다.

 

마지막으로 이날런날에 듣기 좋은 음악 남기고 갑니다. 중국 노래입니다만..

五月天(오월천) 의 知足(지족).. 

제목의 뜻은 만족이란걸알게됐다.. 그런 뜻이에요.

이노래를 좋아하게 된 것 중의 하나가 가사가 너무 좋아요.

특히 요부분. ‘눈물이 나면서도 웃어야 하는게 가장 힘들다는걸 알게됐어요’ 

해석은 동영상 밑에..

어떻게하면 무지개를 가질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한여름의 바람을 안을수 있을까요
하늘의 별은 땅위의 사람들을 보고 비웃는것 같아요
언제나 만족이란걸 이해할 수 도 알 수도 없을거라고 말이예요

** Part 2 **
만약 내가 당신의 웃는 모습을 사랑하게 됀다면
어떻게 그걸 가지고 간직할 수 있을까요
만약 당신의 행복이 나 때문이 아니라면
내가 놓아버려야만 가질 수 있는거겠죠 

** Part 2 **

** 후렴 **
바람이 불어와서 연이 하늘로 날아갈때
당신를 위해서 기도하고 축복하고 기뻐했죠
결국 당신 그림자가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사라져서야
눈물이 나면서도 웃어야 하는게 가장 힘들다는걸 알게됐어요  

** 후렴 **

그날 당신과 나는 그 산언덕에서
그해의 그 노래를 그때처럼 불렀었죠 
그러한 기억만으로도 그만큼 족해요 
내가 매일매일 외로움을 느낀기엔 족해요

** 후렴 x 2 **

** Part 2 **

만족하는 행복이 날 아픔속에서도 견디게 해 주네요

  1. 잘 보고 간다~^^ 실은 어제 다 봤음.~!ㅋㅋ 노트북 하고 외장하드 하구, 책이 다 젖었으면 우짜노?

     

    다음 편을 기대할게~~!!

    • 노트북 부품으로 팔아 버렸음 맥북인데  ㅠㅠ..

      외장하드는 살아 있다. 다행이도 ㅎㅎ

  2. 너무 재밌어서 오늘안으로 다 봐버릴꺼 같아요,  아껴가며 봐야지이.

     

    여행다니시며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나신거같아요, 앞으로의 여행기에도 많은 인연이있겠죠??ㅎㅎㅎ

     

    글을 정말 위트있게 잘 쓰신거같아요, 보는내내 흐뭇한 미소..?? 음, 이게 아닌데 음……ㅎㅎㅎㅎ 아무튼 보는내내 재밌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어요:]

     

    안타까운 사정은 마음이 아프네요ㅠㅜ 남일갖지도 않고… 힘내세요!!

    • 좋은 인연 많이 만나죠 ㅎㅎㅎ

      재밋게 본다니 게을리 하지 않고 열심히 올릴게요 ㅋㅅ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