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체력으로 떠나는 전국일주 – 10탄 (14일차 ~ 15일차)

14일차 영덕 – 경주 – 울산 (2011-09-19)
누적 주행거리  882.8 km
주행거리  122.3 km
평균시속  17.2 km/h
주행시간  7:05

비용
경주빵  6,000 원
불국사 입장료  4,000 원
번데기  1,000 원
PC방  1,000 원
계 : 12,000 원

오늘은 날씨가 꽤 쌀쌀하다. 추워서 몇번이나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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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텐트친곳은 바로 여기다.
이때까지 텐트치기에 제일 좋은 곳이라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론 바다 보이고 잔디깔려있고 화장실 가깝고 시설이 잘 되있다.
언제 돗자리 들고와서 술한잔 하기에도 제격인 장소다. ㅎㅎ

6년 넘게 못만난 친구가 울산에 있다.
계획은 포항에 호미곶에 그렇게나 가고 싶었는데
거리가 애매하다 포항 들렀다 울산가기엔 멀고
포항에 하루묵고 울산 가기엔 시간이 남아 돌것 같고..
그래도 오래동안 보지 못한 친구가 우선이니까
과감히 루트를 바꿔서 울산으로 오늘의 목적지로 잡았다.
일찍 일어나 밥먹고 짐 정리하고  출발하려니 10시가 좀 넘었다.

오늘도 바람이 엄처 세게 불었지만 순~풍이다.
순풍이라서 그런지 평균시속이 22km 정도 됐다.
장거리 페달질 하다보면 시속20km 이상 유지하긴 생각보다 힘들다

경주까지 20km 남짓한 거리에서 친구 만철이가 전화왔다.
8시 퇴근이라는게 아니겠는가 ㅡㅡ;

나보고 천천히 오라고 한다. 전조등이 없어서 날 어두우면 달리기도 위험하고
일찍 가봐야 울산에 2시간 동안 뭐하지?..

그래서 경주에서 관광 좀 하다가 내려가려고 여행지 몇군데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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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경주엔 빵이 맛있다고 해서 경주빵 사먹어봤다.
근데 이름이 경주빵이 아니라 황남빵이라고 기억하고 있는데..
이름 뭐였든 맛있다.
빵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맛있다는건 분명 괜춘한 빵임을 증명하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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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뒤에 있는 굴뚝같이 생긴 놈이 첨성대라고 한다.
저건 선덕여왕때 세워진 동양 최고의 천문대라고 하는데 입장료가 있어서..
굳이 들어가지 않고 그냥 밖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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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옆에는 저렇게 커다란 릉이 한개도 아닌 여러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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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판 따라 이곳 저곳 다니다가 이상한 골목이에 들어서니 이런곳도 있었다.
겉보기엔 일반 시골집에 가정집 같아 보였다.
옆에 표지판 보니 독립유공자 최완의 생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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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따라 지나다 보면 길도 엉망이고 한참 건축중인 한옥마을 같은 곳이 보인다.
한껏 경주의 정취를 느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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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서 쭉 빠져나오니 또 커다란 릉이 보인다.

다음으로 근처 황룡사지에 들려보려고 했는데 젠장~
 입장료가 있다 ㅠㅠ
본의 아니게 울릉도 들어갔다 온 후론 무전여행이 되어버렸다..
 에휴~

겉으로 보기엔 별 볼것 없어보이고 괜히 기분상해서 여긴 패스하고
소문으로만 듣던 불국사로 가기로 했다.

불국사 올라 가는 길은 경사가 심하진 않지만
시간이 좀 빠듯한 느낌이 있어 급히 오르다 보니 좀 힘들게 올라갔다.

불국사 입구근체에 도착해서 계단이 있길래 자전거와 짐을 남겨둔채
번데기 천원에 사먹고 짐 좀 봐달고 부탁하고

불국사로 들어갔다.
젝일~ 여기도 입장료 있자나 ㅠㅠ

힘들게 왔고 여긴 그래도 뭔가 소문도 많이 난 곳이라서..
표 끊고 들어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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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볼꺼리는 아마 처마밑 숨은 금돼지 찾는게 아닐까?
근데 초딩들이며 외국인들이 엄청 많아서 사찰에서 이렇게 정신 사납기는 첨이다.

자전거 복 입고 돌아다니니까 신기해서 뒤를 졸졸 따라 다니지 않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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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왠지 많이 보던 물건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동전 10원짜리에 새겨져 있던 탑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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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는 바로 3층석탑이 있는데 이것도 오래된 탑이고 여러모로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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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전 뒤엔 수 많은 사람의 소원이 담긴 곳도 있다.
저는 큰 돌하나 주워 놓았습니다. ㅋㅅ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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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퀴 돌고나서 다시 아까 탑사이에 있는 복돼지를 만져도 보고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 갔다가 씻지도 한고 만졋더라도..
뽀뽀도 해보주고 좀 많이~ 아껴 줬다.
나 좀 부자 되라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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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큰 절에 가면 출입구엔 이렇게 4대 천왕이 문을 지키고 있다.
4대천왕이라고 하니 난 왜 자꾸만 홍콩에 4대천왕이 생각나는지.. ㅋㅋ

불국사를 50분정도 둘러보고 내려오니 5시가 넘었다.

불국사에서 울산까지 거리가 대략 30km 라서 또 다시 페달을 엄청 밟아 울산으로 향했다.

경주에 들어서서부터 울산은 공업도시 답게 대형 트럭이 진짜 많다.

국도를 달리면서 위협을 느끼기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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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도착해서 태화강변 산책로 따라 쭉 달렸다.

이곳은 내 인생에 있어서 아주 커다란 전환점이 된 장소이기도하다

자전거 여행하면서 느낄 수 없었던 사뭇 다른 느낌이다.

4년전 어느 날인가..

그땐 내가 가진전부 라고는 갈아 입을 옷 몇벌이 들어 있는 여행용 가방 하나랑

주머니에 있는 딸랑 몇천원이 전부였다.

나는 저기 먼곳에 보이는 학성교 위에서 극도로 우울한 심정으로

한참 동안이나 강에 뛰어내릴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나 다니는 사람의 구조가 두려워서

다시 강 기슭따라 여행가방 질질 끌며 생각했다.

좀만 더 걷다 보면 사람이 없는 곳이 어덴가 있을거야~

그렇게 1시간 넘게 이 산책로를 걸었었다.

산책로엔 좀 처럼 사람이 줄지 않았고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죽을 각오로 살면 어떻게 될까?

죽을 용기로 살아간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그 생각하면서 한참 서있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그때 그 상황을 설명 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지니까 생략하고..

아무쪼록 이곳이 바로 나의 인생의 전환점이고 출발점 이였다.

왕년의 생각을 하다가  시간보니 아직 만철이 오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처음으로 pc방 들어가서 좀 쉬려고 하는데 주변에 pc방이 보이질 않는다. 

pc방 찾아 30분넘게 헤매다가 겨우 찾아서 1시간쯤 지나서야 친구가 도착했다.

친구 본지가 6년이 넘었다. 너무 반가웠다.

만철이도 일하다 와서 몸이 지친 상태고 나도 하루종일 달려서 상태가 안 좋다.

술은 얼마 못 먹고 고기만 엄청 먹었다. ㅋㅋㅋ

나 혼자 3인분은 먹은것 같다…

그러고는 2차고 뭐고 없이 바로 방 잡아서 들어와 잤다.

15일차 울산 – 양산 (2011-09-20)
누적 주행거리  926.8 km
주행거리  43.9 km
평균시속  15.1 km/h
주행시간  2:53

비용
비타파워  5,550 원
계 : 28,50 원

어제 둘이서 맥주 4병 마시고 오늘은 편하게 잠자서 그런지 아주 늦게 일어 났다.

만철이는 많이 피곤했는지 계속 자고 있었다.

나는 밀린 일지도 쓰고

노트북도 이젠 다 말랐거니 하고 확인해보니 켜지질 않는다.

생각해보니 노트북엔 배터리가 있고 파워 있는 쪽에 물이 잠겼으니

아마 물에 잠길때 이미 맛이 간것 같다. ㅠㅠㅠ

12시 다 되어서야 만철이도 일어났다.

같이 나가 김밥집에서 해장좀 하고

만철이는 회사 가야되서 아쉬운 마음으로 헤어졌다.

나는 다시 방으로 돌아와서 GPS데이타 이용해서

내가 이동경로를 지도에 그리고 짐 정리하고 나니 3시 30분이 넘었다.

출발이 늦어져서 부산까지 도착할수 있을까 걱정이였다.

만철이는 나보고 하루만 쉬고 가라고 하지만

여행날짜가 길어 질수록 점점 돌아오는 길이 추워질까봐 하루라도 단축하는게 좋다.

출발했는데 다리에 힘이 하나도 실리지 않는다.

울산은 도로가 굴곡이 좀 있긴하지만..

심지어 내리막 길에서도 가속을 내지 못할 정도였다.

저질체력인지… 어제 맥주2병 탓인지.. 백미터 나가는것 조차 너무 힘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강원도 산길을 넘어온 내가..

울릉도 한바퀴 돌던내가 이렇게 무너질순 없자나 하면서..

혹시 앞에 브레이트 잡혀있지 안나 싶어서 확인해보니 아무 이상이 없다. ㅡㅡ;

아무래도 어제 먹은 맥주가 문제 있것 같았다.

이 속도로는 어둡기 전에 부산은 커녕 양산도 도착하기 힘들것 같았다.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고 1시간정도 4~5km 달려 갔을때쯤

알콜이 땀과 함께 좀 빠져서 그런지 다시 힘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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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는 대체로 우중충한 날씨다.

그런데 특이한것은 파란색 구름이 보인다는 것이다.

빨갛게 물든 구름이라든가 노랗게 물든 구름은 봤어도 파랗게 물든 구름은 난생 처음이다.

기분도 싱숭생숭하고 왠지 신기하다.

어영부영 날이 어두워 질때쯤에서야 양산에 거의 도착했다.

내가 학교 다닐땐 길이 없었는데 도로공사하면서 법기터널이 통하면서

양산가는 길이 많이 가까워 진것 같다.

학교 다닐때 박용기교수님이라고 명절때 초대도 받고 해서 

많이 고마웠는데 오랫동안 연락못해서 연락처가 없었다.

그래서 학교에 전화하고 과사무실로도 전화 했지만

연락처는 받지못하고 대신 문자로 전달해 주겟다고 한다.

박정희교수님도 저를 많이 챙겨줘서 그 교수님 있냐고 물어보니

오늘은 수업이 없는 날이라서 출근 안했다고 한다.

이럴줄 알았으면 미리미리 연락하고 올걸 하면서 후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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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지나 내가 다니던 학교가 저 멀리 보인다.

하지만 메세지 전달한 내용은 답장도 없고 연락도 없다.

혹시나 해서 다시 학과 사무실에 전화 했는데 이번엔 연락이 되질 않는다 ㅡㅡ;

시간은 7시 다 되어가서 박용기 교수님은 7시 부터 9시까지 강의가 있다고 해서

지금 찾아가도 뵙기 힘들것 같았다.

그렇다고 학교는 산 중턱이라서 이 지친몸으론 너무 벅찼다.

수업끝나면 연락오겠지.. 내심 기대를 하면서 시내로 내려왔다.

전에 내가 살던 동네에 작은 교회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아서

마트에 들러 음료수 한통사들고 교회 찾아갔는데 문은 잠겨 있고

적혀있는 연락처는 통화가 되질 않는다.

나름 나의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양산에 내려왔는데

연락되는 사람 하나도 없다니 너무 속상했다.

하는 수없이 나는 종합운동장에 텐트치고 자려고 종합운동장으로 갔다.

혹시나 해서 교수님 연락오거나 교회에서 연락올지 모르니 일단 텐트는 안치고

저녁을 만철이가 사준 김밥을 먹고 있었다 ㅠㅠ

밥 다 먹고 교회에 다시 전화 하니 전화가 통했다.

그런데 목사님이 바뀌었다고 한다..

시간은 9시 넘었고 교수님 연락이 오질 않으니까

그냥 바람 피해서 운동장 구석에서 텐트치고

쓸쓸한 기분으로 잠을 잤다. ㅠㅠ